대청호 품에 안긴 수생식물학습원은 대전이 아니라 옥천에 있다.
경부고속도로 대전 IC로 나와 대청호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도로를 달리면 막다른 곳에 닿는다. ‘이런 곳에 뭐가 있나?’ 의아한 생각이 드는데, 불쑥 대청호가 보이고 수생식물학습원이 나타난다.
수생식물학습원은 코로나19 시대를 거치면서 떠오른 명소로, ‘수생식물학습원’이란 공식 명칭보다 ‘천상의 정원’이란 별칭이 잘 어울린다.
학습원으로 들어가려면 ‘좁은 문’, ‘좁은 길’을 지나야 하는데 저절로 허리 숙여 인사하는 자세가 된다. 자연 앞에 겸손한 마음을 갖자는 뜻이 담겨 있다.
학습원을 둘러보는 동선은 카페 앞마당에서 시작한다. 카페를 중심으로 오른쪽에 ‘천상의 바람길’이 있고, 왼쪽에 전망대와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당이 있다.
학습원의 하이라이트는 ‘천상의 바람길’이다. 천상의 바람길로 들어가면 곧 대청호가 나타난다. 대청호를 향해 툭 튀어나온 지형을 따라 호젓하고 아기자기한 산책로가 이어진다. 나무에 붙은 ‘바람보다 앞서가지 마세요’라는 말이 재밌다.
전망 덱에서 드넓은 대청호가 한눈에 잡힌다. 대청호가 이렇게 잘 보이는 장소도 드물다. 돌 위에 뿌리를 내린 암송(岩松)을 지나 언덕에 오르면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당’ 학습원이 한눈에 펼쳐진다.
다시 만난 카페 앞마당에서 ‘전망대, 작은 교회당’ 이정표를 따른다. 전망대인 옥상으로 가려면 아찔한 철 계단을 올라야 한다. 탕탕 철 계단을 밟고 올라가자 학습원 전체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청풍정은 옥천의 숨은 여행지다. 갑신정변을 주도한 김옥균과 기생 명월의 애잔한 러브스토리가 전해진다. 장령산자연휴양림은 자연에 묻혀 하룻밤 보내기 좋다. 맑은 금천계곡을 따라 이어진 치유의숲을 걸으면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이원양조장은 4대째 내려오는 술도가로 유구한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