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19 19:09 (금)
봉화로 위급 상황 알리던 ‘제주도 가파도’ 
상태바
봉화로 위급 상황 알리던 ‘제주도 가파도’ 
  • 글·사진 최홍길 서울 선정고 교사(수필가)
  • 승인 2021.09.02 18: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행 재미 더해주는 ‘섬' 스토리텔링③
제주 가파도 항공사진
제주 가파도 항공사진

우리나라의 섬들은 예전에 교통이 매우 불편하였다. 풍선(風船)으로 다니던 시절, 바람이 많이 불거나 계절풍이 불어대는 겨울에는 생사를 넘나들면서 항해를 하였다. 제주도의 가파도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1973년 내무부에서 펴낸 ‘도서지’에 보면 가파도에는 총 193가구, 950명이 살았다. 이 조그만 섬에 밭농사만 약간 가능한데도 수산 자원 때문에 인구 밀도가 대단히 높았다. 그래서 교통수단이 없을 때 가파도 주민들은 급한 일이 생기면 제주의 모슬포와 봉화를 통하여 연락을 했다고 한다. 

제주 가파도 신당
제주 가파도 신당

가파도 주민들의 봉화는 낮에는 연기를 피워서 소식을 알리고, 밤에는 보릿대에 불을 붙여서 올렸다고 한다. 물과 식량이 부족하고 환자가 생기면 봉화를 하나 올리고, 물과 식량이 다 떨어지거나 위급한 환자가 발생하면 봉화를 두 개 올리며, 사람이 죽거나 죽을 위험에 처하면 셋을 올렸다고 한다. 이 봉화를 보고 모슬포에서는 즉시 알았다는 신호를 보낸 다음 필요한 배와 물자를 가파도에 보냈다.

마라도는 가파도보다 외해에 속한 섬으로 중간에 가파도를 통하여 신호를 보내기도 하고 초상이 나면 두 섬이 서로 신호를 보내서 오가면서 사이좋게 초상을 치렀다고 한다. 

가파도는 드넓은 보리밭과 돌담, 바다가 한데 어우러져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뽐낸다. 특히 봄에는 청보리 축제가 열려 관광객들이 몰린다. 

제주 가파도 청보리 / 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제주 가파도 청보리 / 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이곳에서 나는 보리는 맥주나 식용으로 쓰이는 ‘향맥’이란 품종으로, 이 곳에서 보리를 심는 이유는 주민 대부분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고 물질을 하다 보니 농사일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씨만 뿌려 놓으면 문제없이 자라는 보리농사가 제격인 것.

게다가 논이 한 평도 없는 지형적인 탓으로, 나무가 자랄 수 없는 척박한 땅에서 보리는 식량과 땔감과 소의 먹이로 유용하게 쓰였다. 보리 수확이 끝나면 그 자리에 고구마나 콩을 심었다. 

이렇다보미 보리는 배가 고플 때 아침저녁으로 하루 두 끼씩 식사를 책임졌고, 점심은 고구마를 삶아 먹었다. 보리를 가루로 만들어서 떡이나 빵처럼 즐겨 먹기도 하였다.

제주도 오름들
제주도 오름들

 

<참고도서 이재언/한국의 섬>

카카오플러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에디터 초이스
투어코리아 SNS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