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쉼 있는 삶’과 주 52시간 근무제 정책 추진 등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열풍에 힘입어 한국인의 유급휴가일 수가 증가, ‘휴가 꼴지’ 오명을 벗게 됐다.
익스피디아가 전 세계 19개국 직장인 11,1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유급휴가 사용 현황 조사’ 발표에 따르면, 한국인은 올해 평균 15일의 유급휴가 중 14일을 소진했고, 최근 3년간 유급휴가 사용일수도 6일이나 증가하는 등 휴가 사용 환경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휴가 사용일은 세계 평균(15일)에는 조금 미치지 못했지만 2016년 8일, 2017년 10일을 사용한 데 비해 크게 늘었다.
한국인 휴가 환경, 전 세계 가장 큰 폭으로 개선
특히 한국인의 휴가 사용률이 크게 증가했다. 한국인 10명 중 6명(61%)은 주어진 휴가를 모두 사용했다. 3년간 22%P 늘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됐다. 세계 평균은 64%로 2016년 대비 1%P 줄었다.
각 나라별 휴가 사용일 수를 살펴보면, 브라질,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은 총 30일의 연차를 연중 30일로 전부를 소진, 가장 잘 휴가를 누리고 있었다. 또 영국 25일, 이탈리아 21일의 휴가를 사용했고, 15일 사용한 나라는 뉴질랜드, 인도, 캐나다 등이었다. 호주, 홍콩, 멕시코, 싱가포르 등은 한국과 동일한 14일 휴가를 사용했다.
반면, 일본(10일), 미국(10일), 태국(10일) 등은 휴가 사용일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국인은 여전히 쉼이 부족해
휴가 사용 환경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됐지만, 한국 직장인 10명 중 7명(72%)은 아직도 ‘쉼’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휴가 부족에 대한 인식도는 세대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밀레니얼 세대에 해당하는 2035 응답자 중 89%가 휴가 부족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했고 36세부터 50세까지는 68%, 50대부터는 51%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전 세계 직장인 한 목소리 “10일은 더 쉬고파”
휴가 부족에 대한 불만은 세계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였다. 지난 3년간 19%나 늘었다. 인도(75%)가 불만족도 1위를 기록했고 이후 한국(72%), 홍콩(69%), 말레이시아(67%), 프랑스(64%) 순이다.
전 세계인 모두가 현재 주어진 휴가보다 10일은 더 쉬어야 한다고 답했다. 한국도 동일했다. 세계에서 가장 바쁜 국가 중 하나인 홍콩의 직장인들은 18일이 더 필요하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전반적으로 휴가 사용이 늘어난 가운데, 휴가를 가지 못한 직장인의 이유를 살펴보니업무 대체 인력이 없기 때문이 32%로 가장 많았다. 나중에 급하게 쓸 때를 대비해서(23%), 휴가 대신 급여로 받을 예정(21%)이라고 답한 이들도 있었다.
게다가 휴가 중에서 매일 메일을 확인 하는 등 온전히 휴가를 누리지 못하는 한국인은 32%나 됐다. 이는 세계 평균(27%)보다 많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