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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리 퍼지는 풍경소리 따라 찾은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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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리 퍼지는 풍경소리 따라 찾은 ‘맛’
  • 박승화 기자
  • 승인 2009.12.15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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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리으리한 한옥집에 어우러진 추어탕의 매력 속으로 맛집 멋집

처마 끝에 달린 풍경이 바람에 이리저리 온몸으로 춤을 추면 고운 소리가 마당 안에 울려 퍼진다. 풍경에 익숙한 이들에겐 정겨움으로,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는 낯선 설레임으로 가슴 속에 메아리치며 오래오래 남는다.

경기도 김포시에 풍경소리를 닮은 음식이 있어 많은 사람들 입에 회자되고 있다. 사실 전국 어디에서나 흔히 만나볼 수 있는 메뉴이건만, 유독 마음 깊이 맴도는 맛을 선뵈고 있는 이것의 정체가 궁금해 여러 사람에게 물어물어 찾아갔다.

신도시개발이 한창인지라 아직은 정리되지 않은 길을 헤치며 구석구석 헤집고 들어가니 동네에서 힘 꽤나 쓸법한 유지의 집인냥 꽤 넓은 주차장과 함께 으리으리한 한옥집이 자태를 뽐낸다.

‘박씨네추어탕(031-985-8440)’. 김포에선 물론 서울, 인천 등 인근 지역민들한테까지 소문이 자자한 맛집이라고 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추어탕 전문 음식점이 분명한데, 가게의 풍경이나 규모에 비해 메뉴가 조금은 소박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정도 규모의 한옥이라면, 한정식이나 소갈비 같은 비싼 음식에 어울리지 않나 하고 말이다. 단돈 7천 원 하는 음식이 너무 호강하는 듯싶다.

자동문이 스르륵 열리기에 들어가 보니 마당에서 지녔던 관념이 더욱더 또렷해진다. 은은한 조명하며 좋은 나무를 사용한 듯해 보이는 서까래, 넓은 안채까지 모두 주인장의 세심한 손길이 느껴진다.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분위기 덕분에 음식 맛도 보기 전에 A+를 주고 싶다. 하지만 분위기만 좋고 맛은 기대이하라면 어찌해야할 것인가.

벌써 이곳의 문을 연 지도 17여 년이나 흘렀다고 한다. 긴 세월 동안 같은 음식을 같은 지역에서 팔아왔다는 이야기는 꾸준히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 사람들이 과연 맛이 없었다면 계속해 왔을까?. 역사는 진실만을 말하기 마련이다.

이곳의 주인장인 최순남 여사와 곽희순씨는 모녀지간으로 전북 임실에서 수십 년 전에 김포로 올라왔다. 고향의 맛을 내기 위해서인지, ‘박씨네추어탕’에서는 전라도 양식장에서 올라오는 싱싱한 미꾸라지를 주재료로 사용한다. 게다가 전라도에서 계약재배 중인 고춧가루를 사용해 추어탕과 찰떡궁합의 김치를 직접 만들고 있다. 음식솜씨 좋은 모녀가 경기도에서 전라도의 맛을 선뵈고 있는 것이다.

이곳이 오래토록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변하지 않는 맛이 일등공신이다. 미꾸라지를 곱게 갈아 배춧잎, 무청 등을 말린 시래기와 함께 자박하게 끓여내는데 아무나 흉내 낼 수 없는 깊은 맛을 자아낸다. 곽 대표에 따르면, 미꾸라지를 갈아 끓이는 추어탕은 전라도 식이고 경기도에서는 추어탕에 미꾸라지를 통째로 넣어 만든다고 한다. 하여 박씨네추어탕이 소재한 경기도 김포시 입맛과 문화에 맞게 미꾸라지를 통째로 넣어 얼큰하게 탕을 끓인다.

매일 아침마다 그날 소비할 미꾸라지를 손질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곽 대표. 처음에는 미끌미끌 꿈틀거리는 미꾸라지 근처에도 못갔다는 그녀지만 이제는 “미꾸라지 통에 가만히 손을 넣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져요”라며 너스레를 떤다.

추어탕을 좋아하지 않는 고객들의 대부분은 “특유의 냄새 때문”이라고 말한다. 여기에 민물고기의 비린 맛을 제대로 제거하지 않으면 ‘마니아’라도 추어탕 앞에서 고개를 돌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박씨네추어탕’에서는 이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이에 곽 대표에게 십 수년간 변하지 않는 맛의 비결에 대해 물어봤다. “예전에는 보신음식으로 남성분들이 많이 추어탕을 찾으셨지만 요즘에는 여성분들도 추어탕이 피부미용 등에 좋다는 것을 잘 아시고 자주 찾으신다”며 “특유의 잡내를 없애고, 여러 사람의 입맛에 맞춘 대중적인 맛을 유지하는 것이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미꾸라지의 잡내, 비린 맛 제거 등에 대해서는 박씨네만의 비법이라며 끝까지 함구했다.

이심전심이라고 해야할까. 미꾸라지와 동거동락하는 그녀의 삶 속에 맛의 비법이 서려있는 듯하다. 그리고 깊고 진한 맛으로 혀끝에서 마음 속 깊은 곳까지 따뜻하게 해주는 박씨네추어탕은 청명한 날 널리 울려 퍼지는 맑고 고운 풍경소리를 닮아있다.

맛집 Tip

워낙 멋들어지게 꾸며놓은 곳이라 배불리 먹고 나선 꼭 한옥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촬영을 하자. 이곳은 창문틀 하나하나 모두 장인이 만든 것이라고 하니, 세심히 살펴 한옥의 멋스러움을 다시 한 번 느껴보는 것도 좋다. 집 구경하느라고 추어탕 먹는 것을 잊어버리면 손해! 미꾸라지를 갈아넣은 추어탕(7천 원)과 통째로 들어있는 매운탕(小-2만5천 원, 大-3만5천 원)과 마니아들이 좋아하는 숙회(2만5천 원), 남녀노소 모두가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미꾸라지 튀김(7천 원)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있다.

(참 좋은 관광정보 투어코리아, Tour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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