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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문학기행] '토지'의 배경 평사리 황금들녘에서 만난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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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문학기행] '토지'의 배경 평사리 황금들녘에서 만난 가을
  • 김초희 기자
  • 승인 2018.10.02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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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추천…황금들판·부부송·매암차박물관·레일바이크 등 볼거리 풍성
▲ 한산사에서 본 섬진강과 평사리들판

가을햇살에 반짝이는 황금들판은 가을을 대표하는 이미지 중 하나이다. 선선한 바람에 누렇게 익은 곡식이 찰랑이는 황금빛 물결에 마음 한자락에서도 촉촉한 감성이 일렁인다. 황금들판과 함께 아름다운 섬진강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가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한 ‘10월에 가볼만한 곳’으로 선정됐다.

▲ 고소성

‘토지’의 배경, 평사리 황금들판

평사리는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이 되는 곳으로, 평사리 황금들판과 함께 섬진강의 장대한 풍경이 감탄을 자아낸다. 가을의 정취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평사리 황금들판은 고소성에 오르면 한눈에 즐길 수 있다. 지리산 자락 형제봉과 구재봉이 들판을 품고, 섬진강이 재잘재잘 흘러가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고소성에서 내려와 평사리 들판을 뚜벅뚜벅 걷다 보면 부부송을 만난다. 들판 한가운데 자리한 소나무 두 그루는 악양면의 상징이자 수호신이다. 가을바람이 황금 들판을 밟고 걸어가는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 평사리들판과 부부송

평사리 들판은 박경리 선생의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이 되면서 널리 알려졌다. 평사리 들판을 한눈에 내려다보고 싶으면 하동 고소성(사적 151호)에 올라야 한다. 고소성 입구는 한산사다.

드라마 ‘토지’ 촬영장인 최참판댁 입구에서 왼쪽으로 구불구불 이어진 산길을 자동차로 5분쯤 가면 나온다. 한산사는 구례 화엄사와 창건 시기가 비슷하다고 알려진 고찰이다.

▲ 한산사

한산사 앞쪽 전망대에 서면 평사리 들판과 섬진강이 나타난다. 고소성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더 높고 깊다. 한산사에서 고소성까지 800m. 제법 가파른 산길을 20분쯤 오르면 드디어 성벽이 보인다.

성벽을 타고 오르면 시원한 바람에 저절로 탄성이 나온다. 바둑판처럼 정돈된 평사리들판 274만㎡(약 83만평)가 한눈에 펼쳐진다.

왼쪽 형제봉에서 맞은편 구재봉까지 지리산 능선이 들판을 병풍처럼 감싸고, 오른쪽으로 섬진강이 도도하게 흐른다. 평사리가 소설 ‘토지’의 배경으로 낙점된 결정적 이유를 알 수 있는 풍경이다.

▲ 동정호와 악양루

볼거리‧즐길거리 풍성

평사리들판 입구에 들어서면 날아갈 듯 서있는 악양루와 연못과 산이 어우러진 동정호를 만날 수 있다. 동정호는 평사리들판 입구에 자리한 연못으로, 두보가 예찬한 중국 둥팅호(洞庭湖)에서 이름을 따왔다.

악양루에 오르니 너른 연못이 한눈에 들어온다. 버드나무가 바람에 치렁치렁한 가지를 날리는 모습이 평화롭다. 악양루에서 내려와 평사리들판을 가로지른다.

황금빛 들판 사이에 난 신작로를 500m쯤 걸으면 소나무 두 그루가 다정하다. 부부송 앞에 ‘평사리들판(무딤이들)’ 안내판이 있다. 평사리들판은 악양벌, 무딤이들이라고도 한다.

악양면 토박이들은 홍수가 나서 섬진강 수면이 높아지면 이 들판에 무시로 물이 들어오고, 수면이 낮아지면 다시 빠져서 무딤이들이라고 불렀단다.

▲ 하덕마을

평사리들판을 둘러봤으니 악양면의 명소를 구경할 차례다. 동정호에서 1㎞쯤 들어가면 골목을 벽화로 꾸민 하덕마을이 나온다. 골목길갤러리 ‘섬등’은 이 마을의 별칭이 섬등이라 붙은 이름이다.

마을이 섬처럼 동떨어져서 이렇게 불렸다고 한다. 벽화는 작가 27명이 마을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일정 기간 머물며 완성했다고 한다. 마을 안쪽으로 들어서면 호젓한 골목이 이어지고, 차 꽃 벽화가 환하다. 골목마다 쇠로 만든 새싹, 농기구, 나무로 만든 황소 등 작품이 집과 어우러진다.

▲ 매암차박물관

하덕마을에서 1㎞쯤 더 들어가면 매암차문화박물관이 있다. 도로 옆에 자리한 박물관은 별거 없어 보이는데, 안으로 들어가면 눈이 휘둥그레진다.

잔디가 깔린 아담한 마당과 찻집 건물, 야외 테이블, 제법 넓은 차 밭이 펼쳐진다. 차 밭은 드물게 평지에 있어서 둘러보기 편하다. 매암차문화박물관에 있는 찻집 ‘매석’. 여기서 차를 구입하고 시음한다.

매암차문화박물관은 1963년 강성호씨가 다원을 조성해 2000년에 문을 열었다. 박물관에 있는 찻집 ‘매석(매암다방)’에서 홍차를 마신다. 이곳은 발효차인 홍차를 전문으로 만든다.

차를 마시고 여유롭게 차 밭을 거닐다 보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 레일바이크

하동 여행의 대미는 북천면 레일바이크로 장식하자. 우선 20분쯤 풍경열차를 타고 옛 양보역으로 이동한다. 여기서 레일바이크가 출발하면 비교적 내리막이 많아 힘들지 않다.

터널 구간 1㎞가 하이라이트다. 형형색색 LED 전구가 쏟아내는 불빛 덕분에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 여행하는 기분이 든다. 터널을 빠져나오면 내리막이다.

페달에서 발을 떼고 느긋하게 풍경을 감상한다. 누렇게 익어가는 황금들녘과 화사한 코스모스가 어우러져 멋진 가을의 풍경을 만들어낸다.

<사진, 하동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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