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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리스크 태풍에 흔들리는 대한항공 · 아시아나항공, 위기탈출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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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리스크 태풍에 흔들리는 대한항공 · 아시아나항공, 위기탈출 할까
  • 김초희 기자
  • 승인 2018.07.05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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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코리아] 오너리스크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을 관통하며 두 항공사를 거세게 흔들고 있다. 국내 대표 국적기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의 수장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은 5일 오전, 나란히 포털 사이트 뉴스 검색 순위에 이름을 올리며 국민들로부터 비난의 눈총을 받고 있다.

▲ 대한항공

구속 위기 몰린 오너, 벼랑 끝까지

특히 조 회장의 경우,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됨에 따라 구속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조 회장의 구속 여부는 빠르면 오늘 오후, 늦어도 내일 새벽 중에는 결정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지난 2일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사기, 약사법 위반 혐의로 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사안이 중대하고 증거를 없앨 우려가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이른바 땅콩회항과 관련해서 자신과 가족이 내야 할 변호비용을 회삿돈으로 대신 지급하게 한 혐의와 총수일가 계열사에 일감 몰아주기, 통행세 가로채기 등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지난 2000년부터 인천 중구 인하대병원 인근에서 약사 A씨와 이면계약을 맺고 차명으로 대형 약국을 운영하면서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약사법 위반)도 받고 있다. 현행법상 약사 자격증이 있는 사람만 약국을 개설할 수 있으며 약사가 면허를 빌려주면 처벌을 받는다.

검찰은 지난 24일과 25일, 31일 총 3차례에 걸쳐 한진 빌딩을 비롯해 조 회장 형제들의 자택과 사무실, 대한항공 본사 재무본부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수사 중인 조 회장 일가의 횡령·배임 의심 규모는 2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밖에 조 회장과 4남매가 지난 2002년 별세한 고 (故)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에게 해외 재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상속 신고를 하지 않고, 약 500억 원에 이르는 세금을 탈루한 혐의에 대해서는 범죄 사실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공소시효 등의 법리를 더 검토해야 한다는 수사팀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조 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어제 오전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조 회장 측에서 검찰 동의를 받아 심문기일 변경을 신청했고, 법원은 특별히 불허할 이유가 없어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조 회장의 아내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한진 일가의 막내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에 대한 구속영장은 모두 기각된 바 있지만 이들을 향한 국민적 공분은 피할 길이 없었다.

배임·횡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조 회장의 경우 구속을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대한항공의 경영 활동 위축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른바 조 전 전무의 물벼락 갑질로 촉발된 한진그룹 총수 일가에 대한 정부기관의 수사가 3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그 피해는 대한항공의 출혈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한진그룹의 주력회사인 대한항공의 주가를 살펴보면 물벼락 갑질 사태가 터지기 전 3만6,000원대를 오갔던 주가가 지난 2일에는 여름철 대목을 맞이하고도 한때 2만6,6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오너리스크에 국제유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계열사인 진에어 역시 외국인은 국적항공사 임원이 될 수 없다는 항공법령에도 불구하고 미국 국적을 가진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이 진에어의 등기이사 지위를 유지한 것과 관련해 국적기 면허 취소 위기에 봉착했다. 오너리스크로 인한 피해는 직원들의 몫으로 이어지며, 직장을 잃을 수도 있는 최악의 상황까지 내몰리고 있다.

▲ 아시아나항공

고개 숙인 오너, 촛불 든 직원

이처럼 대한항공이 오너리스크로 인해 휘청거리는 사이 여름 휴가철을 맞은 아시아나 항공이 반사이익을 얼마나 챙길 수 있을지가 업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반사이익은커녕 역시 오너리스크라는 태풍에 흔들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에 불어닥친 '기내식 대란'의 원인이 박 회장에게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오너 갑질 문제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아시아나 항공은 지난 1일 기내식 대란으로 국제선 여객기 80편 가운데 51편이 지연 출발했고, 36편은 기내식 없이 비행하는 ‘노 밀’ 상태로 출발한 것을 시작으로, 기내식 제공이 수 일째 차질이 생기면서 승객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기내식 대란으로 인한 승객들의 불만은 고스란히 승무원과 직원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 됐다.

기내식대란은 지난 1일부터 아시아나 항공의 기내식을 책임지게 된 게이트고메코리아 생산라인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임시방편으로 샤프트앤코리아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촉발됐다.

샤프트앤코리아는 소규모 업체로 아시아나 항공에 기내식 납품을 하기로 한 생산량을 맞추기엔 역부족이었다. 급기야 대표가 숨지면서 하청기업에 대한 갑질 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더욱이 이 모든 배경에는 박 회장이 투자금 유치를 위해 기내식 공급업체를 바꾸려다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박 회장은 지난 4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사과하며 진화에 나섰다. 박 회장은 이날 “기내식 사태로 승객들에게 불편을 끼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머리를 숙이고, 협력사 대표 사망에 관련해서도 “도의적인 책임이 있다. 유족들에게 죄송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논란이 된 투자유치에 대해서는 “오해”라고 명백히 주장했다. 박 회장은 “계약조건이 훨씬 유리했고, 장기적으로 금호그룹과 하이난그룹과의 신규 프로젝트를 염두에 두고 계약한 것으로, 전략적 파트너로서 투자를 요청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박 회장의 사과와 해명에도, 아시아나 임직원들은 단톡방을 개설하며 박 회장에 대한 폭로와 내부 고발을 쏟아내는 등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대한항공 직원들이 총수일가의 만행을 규탄하기 위해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섰던 것처럼, 아시아나 항공 임직원들도 내일(6일) 광화문에서 집회를 열고 박 회장의 갑질과 비리를 폭로한다는 계획이다.

직원들은 집회에서 ‘기내식 대란’의 원인이 되는 기내식 업체 변경 과정에 1,600억 원의 투자금 유치 문제가 걸려 있었다는 것을 지적하고, 박 회장의 경영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할 것으로 알려진다.

아시아나 항공 역시 오너리스크가 더해지면서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한 때 3,950원까지 밀리면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14년 10월 2일 3,825원을 기록한 이후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내 대표 국적기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이 오너리스크라는 직격탄으로 초유의 진통을 겪고 있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고 총수일가의 갑질 만행을 뿌리째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오너리스크로 인한 두 항공사의 진통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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