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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의 도시 '잘츠부르크'... 그가 남긴 가장 큰 유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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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의 도시 '잘츠부르크'... 그가 남긴 가장 큰 유산은
  • 글·사진 이경아 해외통신원
  • 승인 2017.11.02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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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선율 흐르는 오스트리아의 낮과 밤②
▲ 잘츠부르크 전경

[투어코리아] 비엔나가 음악 공연의 ‘에피타이저’였다면 잘츠부르크는 ‘정찬’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정말 낭만이 넘치는 도시로, 음악이 끊이지 않는다.

* 사진 안에 담을 수 없어 아쉬운 음악 선율

아직도 <사운드 오브 뮤직>의 팬들로 가득한 미라벨 정원부터 시작해서 모차르트가 태어난 건물, 그가 앉아서 커피를 마시던 카페, 20세기 최고의 지휘자, 카라얀의 생가까지. 거리거리마다 배경음악이 없는 곳이 없었는데 아무리 사진을 찍어도 프레임 안에는 소리를 넣을 수 없으니 그게 또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다.

▲ 모차르트 동상이 세워진 모차르트 광장. 구시가지 중심지에 만들어진 광장으로 수준 높은 거리음악가들의 공연이 매일 펼쳐진다.

* 기차 창밖 낭만 풍경에 온통 정신을 빼앗기다

아침에 비엔나 중앙역에서 잘츠부르크행 열차표를 구입한 후(미리 표를 예약하지 않았다면 표를 사는데 만도 1시간 정도 걸리니 참고하자) 오스트리아 연방철도OBB를 타고 창 밖의 너른 들판과 티 없이 맑은 하늘, 아름다운 풍경을 정신없이 구경하며 2시간여를 달리니 어느새 잘츠부르크에 도착했다.

잘츠부르크 역시 관광지는 도심 한가운데 모여 있기 때문에 대중 교통을 이용하지 않아도 도보로 관광이 가능한 곳이다.

 

우리도 역에서 나와 다른 관광객들과 마찬가지로 도심으로 걸어가던 중, 아뿔싸. 유모차에 앉아있던 아이가 우는 게 아닌가, 온몸이 불덩이 같았다. 아이는 기운이 없는지 유모차에 거의 누운 수준. 심각한 상황이었다. 창 밖 풍경에 정신을 뺏겨 아이의 이마가 뜨거운 것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게 화근이었다.

집에서 챙겨온 비상약은 호텔에 두고 왔고 근처에 약국을 찾았으나 토요일이라 문을 닫은 상태. 참고로 오스트리아는 법적으로 주말과 공휴일에는 거의 모든 상점이 문을 닫는다. 약국의 경우, 응급상황을 고려해서 극히 일부만 열어둔다.

이쯤 되니 좀 전까지 나오던 콧노래는 쏙 들어가고 대신 콧김이 슬슬 나오기 시작했다. 근처 상인에게 간신히 문을 연 약국의 위치를 받아서 택시를 잡아 탔는데 어휴, 조금만 걸어가면 도심인데, 택시는 어디로 깊숙이 깊숙이 도심을 벗어나고 있었다.

그렇게 십 여분을 달렸을까, 어느 외딴 동네 약국 앞에서 선 택시. 급하게 해열제를 사고 근처를 둘러보는데, 여기가 대체 어디란 말인가, 여행책과 블로그에서 봤던 그 근사한 음악의 도시, 잘츠부르크는 어디 있단 말인가.

▲ 잘츠부르크 구시가지

* 한적한 동네 청아한 어린이 합창단 화음은 진한 감동으로!

택시 한대도 없는, 우리나라로 치면 분당과 같이 아파트 빌라들이 늘어선 주거단지에 그렇게 하염없이 서있는데 어디선가 청아한 음색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느 어린이 합창단이 화음을 맞추며 노래 연습을 하고 있었다.

하아… 그저 동네 어느 초등학생들일 텐데 나에게는 빈 소년합창단급으로 들리던 고운 목소리. 역시 오스트리아는 이렇게 작은 마을에서도 노래로 감동을 주네, 그제 서야 다시 설레는 여행자의 모습으로 돌아와 웃음이 났다.

▲ 매년 여름, 잘츠부르크 구시가지에서 열리는 필름 페스티발. 간단한 식사와 함께 오페라, 클래식 등의 공연 실황을 즐길 수 있다.

약을 먹은 아이의 열도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했고, 택시를 기다리는 시간도 더 이상 지루하지 않았다.

아이들의 목소리는 우리가 택시를 탈 때까지 계속되었고 구시가지에 돌아와서 게트라이데 거리를 걸을 때도, 호헨잘츠부르크 성에 올라가 전망을 볼 때까지도 그 감동이 진하게 남았다.

잘츠부르크는 모차르트가 태어난 도시로 그의 생가를 비롯해서 모차르트의 음악을 연구하는 모차르테움, 모차르트 동상이 세워진 광장과 모차르트가 세례를 받았던 잘츠부르크 대성당, 그리고 그의 이름을 딴 다리에 이르기까지 모차르트가 남긴 유
산이 참 많았는데, 가장 귀한 유산은 어느 한적한 동네에서 노래를 부르던 아이들.
그렇게 어디서나 노래가 생활인, 음악이 주는 행복과 아름다움을 아는 국민들이 아닐까 싶다.

▲ 모차르트 동상이 세워진 모차르트 광장. 구시가지 중심지에 만들어진 광장으로 수준 높은 거리음악가들의 공연이 매일 펼쳐진다.
▲ 잘츠부르크의 랜드마크, 호헨잘츠부르크 성의 전경. 성 정상에 서면 아름다운 도시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영화<사운드오브뮤직>의 첫 장면에 나오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 잘츠부르크 호헨잘츠부르크 성까지 운행하는 푸니쿨라의 내부. 사방이 통창으로 제작돼있어 주변 풍광을 즐길 수 있다.
▲ 774년 세워진 잘츠부르크 대성당 내부.
▲ 호헨잘츠부르크 성에 위치한 식당. 가격은 약간 비싼 편이지만, 야외 좌석에서 잘츠부르크 시내를 바라보며 마시는 차 한잔은 그 값어치를 하고도 남는다
▲ 774년 세워진 잘츠부르크 대성당 내부.
▲ 774년 세워진 잘츠부르크 대성당 내부.
▲ 잘츠부르크 모차르트 생가. 1층에서 티켓을 구입해 내부 관람을 할 수 있으며 모차르트 관련 기념품도 살 수 있다.
 
▲ 잘츠부르크 골목골목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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