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19 19:09 (금)
힐링과 낭만이 가득한 초록여행②... 양양 미천골자연휴양림
상태바
힐링과 낭만이 가득한 초록여행②... 양양 미천골자연휴양림
  • 글·사진 진우석 여행작가
  • 승인 2017.06.19 11: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첩첩 산골 은둔의 유토피아
▲ 낙산사 창건설화를 간직한 홍련암

[투어코리아] 6월의 뜨거운 태양을 피해 숲으로 들자. 청정한 계곡이 펼쳐진 강원도 첩첩 산골은 어떨까. 백두대간 구룡령 아래 자리한 미천골자연휴양림은 은둔하기 좋은 곳이다. 울창한 숲길을 지나 신비로운 불바라기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 얼음처럼 차가운 계곡에 발 담그고 세상을 잠시 잊어보자.

미천골자연휴양림은 가는 길 자체가 여행이다. 수도권에서 멀고 먼 첩첩 산골에
자리한 까닭이다.

▲ 계곡 전체가 비경인 미천골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에서 조침령터널을 통과하기보다 홍천군 내면에서 구룡령을 넘는 방법을 추천한다. 구불구불 이어진 구룡령 꼭대기에 오르면 차를 세우고 둘러보자. 양양 이정표가 반기는 곳에 서면, 양양 쪽으로 거대한 산맥이 물결친다. 백두대간이 우람한 근육을 자랑하며 흘러가는 모습은 언제 봐도 감동적이다.

구룡령에서 내려와 미천골자연휴양림 안내판을 보고 우회전하면 비로소 미천골이 시작된다. 미천골은 백두대간 약수산(1306m)과 응복산(1360m) 사이에서 발원해 남대천으로 흘러가는 후천의 최상류인데, 반질반질한 암반이 펼쳐진 수려한 계곡은 왠지 신비의 땅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미천골자연휴양림 매표소를 지나 1km쯤 오르면 양양 선림원지가 반긴다. 돌계단을 오르면 예상외로 너른 절터가 펼쳐진다. 그곳에는 보물로 지정된 삼층석탑과 승탑, 홍각선사탑비 등이 덩그러니 남아 빛난다. 1000년도 훨씬 전에 새겨진 탑과 승탑의 조각이 살아 있는 듯 꿈틀거린다.

▲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선림원지 석탑의 팔부신장 조각

통일신라시대(804년) 순응법사가 창건한 선림원은 홍각선사가 중창하면서 선종의 대표적인 절집으로 자리 잡았다. 10세기를 전후한 어느 해 산사태에 휩쓸리면서 갑자기 사라진 것으로 추측한다. 전성기에는 공양을 짓기 위해 씻은 쌀뜨물이 계곡에 하얗게 흐를 정도로 수도승이 많았다고 전한다. 그래서 계곡 이름이 ‘미천(米川)골’이다.

숲속의집 제2지구, 야영장 등 미천골자연휴양림 시설물을 지나 계곡을 5km쯤 거슬러 오르면 숲속의집 제3지구에 닿는다. 불바라기약수터로 오르는 출발점이다. 입구에는 차량 차단기가 내려졌고, ‘불바라기약수 5.7km’ 이정표가 보인다. 경사가 완만한 임도라 3시간이면 다녀올 수 있다.

▲ 미천골 초입의 너른 터에 자리한 선림원지

산양 지킴이 구조대 초소를 지나면 미천골 정자가 보인다. 정자 앞으로 높이 약 70m 상직폭포가 콸콸 쏟아진다. 폭포를 지나면 그야말로 무주공산이다. 길은 응복산의 품을 부드럽게 파고든다. 계곡물 소리, 새소리, 바람이 울창한 나무를 할퀴는 소리를 친구 삼아 걷고 또 걷는다.

어느덧 불바라기약수 삼거리. 여기서 임도를 벗어나 계곡 옆 오솔길로 접어든다. 징검다리를 서너 번 건너면 좁은 계곡에 갑자기 폭포수 쏟아지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정면이 청룡폭포이고, 오른쪽에 황룡폭포가 있다.

▲ 불바라리약수를 만나기 직전의 계곡길

불바라기약수는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청룡폭포 상단 바위에서 흘러나온다. 거기에 긴 호수가 연결되어 폭포 중간쯤 암반으로 약수가 떨어진다. 약수를 만나는 암반은 철분 때문에 온통 붉은색을 띤다.

불바라기라는 이름은 ‘불 바닥’에서 나왔다. 철이 많은 미천골 곳곳에 대장간이 들어서 온통 불 바닥이었다고 한다. 물맛이 강해 목젖이 불을 삼킨 듯 뜨겁게 느껴질 정도여서 불바라기라고 불렸다는 말도 있다. 한 모금 들이켜니, 불처럼 뜨거우면서도 탄산이든 약수가 시원하다. 잠시 후 내 안에 막힌 뭔가가 뚫린 느낌이 든다.

▲ 신비로운 불바라기약수

내려오는 길에는 탁족을 즐기자. 차가운 계곡물에 발 담그고 하늘을 쳐다보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미천골자연휴양림에서 하룻밤 은둔을 즐겼으면 다음 날은 양양 바다를 향해 길을 나서자. 가는 길은 물을 따라 내려가면 된다. 후천은 미천골과 몸을 섞은 뒤 남대천으로 변하고, 결국 바다와 만난다. 미천골에서 후천을 따르면 해담마을이 나온다. 이곳은 전국에서 잘나가는 체험 마을 중 하나다.

계곡은 수륙양용자동차를 타는 기막힌 코스가 됐고, 나무가 빽빽한 숲은 삼림욕장, 널찍한 계곡 옆 공간에는 통나무집과 야영장이 들어섰다. 해담마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레포츠는 단연 수륙양용 자동차 타기다. 천혜의 숲과 계곡, 대자연을 배경으로 즐기는 수륙양용자동차 타기는 놀이기구와 다른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해담마을에서 다시 후천을 따라 내려가면 송천떡마을이 나온다. 마을 입구 간이 상점에서 그날 만든 떡을 판다. 양양 시내에 들어서면 후천은 남대천과 몸을 섞는다. 남대천은 영동 지역에서 가장 맑고 긴 강으로, 연어가 돌아오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남대천이 바다와 만나는 지점에서 조금 올라가면 양양의 자랑, 낙산사를 만난다.

▲ (시계방향으로) 해담마을에서 뗏목체험을 즐기는 학생들, 낙산사의 명물인 해수관음상, 체험장과 숙소가 잘 갖춰진 송천떡, 스릴 넘치는 해담마을의 수륙양용차마을

* 찾아가기: 강원 양양군 서면 미천골길
* 문의: 양양군청 문화관광과 033)670-2229
* 주변 볼거리: 양양 진전사지, 하조대, 남애항, 오산리 선사유적박물관

<자료협조 한국관광공사>

카카오플러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에디터 초이스
투어코리아 SNS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