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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이야기의 땅 이란] 밟으면 밟을수록 빛 나는 ‘페르시안 카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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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이야기의 땅 이란] 밟으면 밟을수록 빛 나는 ‘페르시안 카펫’
  • 이경아 해외통신원
  • 승인 2017.05.17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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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하게 사로잡는 '페르시안 카펫'과 '로컬 푸드'②
 

[투어코리아] 아… 음식 이야기에 푹 빠져서 한참 쓰다 보니 이란의 핵심, 페르시
안 카펫 소개가 늦어졌다.

큰일이다. 페르시안 카펫에 대해서라면 앞서 소개했던 음식자랑보다 훨씬 할 말이 많은데 말이다. 그 옛날 페르시아의 세헤라자데처럼 천일 동안 풀어낼 수 있을 정도라고 하면 과장일까.

하지만 그도 그럴 것이 세상에 현존하는 카펫 중 가장 오래된 게 바로 이란산. 페르시안 카펫이다. 이 땅에서는 무려 5,000년 전부터 카펫을 만들고 사용하기 시작했고, 그 긴 역사를 거치며 카펫을 단순한 깔개에서 하나의 예술품으로까지 끌어올렸으니 그 깊고 넓은 이야기를 어찌 작은 지면 안에 담을 수 있을까.

▲ 양털로 짠 페르시안 카펫. 은은한 색상과 무늬가 멋스럽다. 양질의 페르시안 카펫은 촘촘하게 짜여져 구김이 없다. 때문에 대개 접어서 보관한다.

 

*이란인의 삶 그 자체 ‘페르시안 카펫’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인테리어에 관심 좀 있다는 사람들이 고가의 페르시안 카펫으로 재테크를 하거나 집안을 꾸민다는데, 이란에서 카펫은 인테리어도, 소장가치 높은 재테크 품목도 아니다. 여

기서 카펫은 그저 오랜 시간을 함께해온 모든 일상의 배경이다. 기도를 할 때도, 밥을 먹을 때도, TV를 볼 때도, 아이들이 놀 때도 이란인들의 모든 생활은 카펫 위에서 이뤄진다.

이란은 전세계에서 카펫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국가이자, 가장 많이 소비하는 국가고 그렇기에 액자용인지, 바닥깔개용인지, 장인이 손으로 짠 핸드메이드인지, 기계직인지, 또 어느 지역에서 만들어졌는 지, 만든 재료가 실크인지, 양털인지에 따라서도 그 품질이 세분화 돼 종류도, 가격대도 다양한 카펫을 찾아볼 수 있다.

▲ 카펫 상점 내 접혀서 보관 중인 카펫들.

좋은 품질의 전통 페르시안 카펫은 과일, 꽃 등으로 천연 염색한 실을 이용해 오랜 시간 동안 손으로 짜기 때문에 세월이 지날수록, 더 많이 밟을수록 카펫의 색이 선명해진다고 한다.

한 줄 한 줄 섬세하고 촘촘하게 짜기 때문에 먼지가 낄 틈조차 없고 또 구겨지더라도 그 자국이 남지 않는다고도 하고. 심지어 페르시안 카펫은 콧대 높은 소더비 경매장에서도 거래된다고 하니 이란에서의 카펫 쇼핑을 계획하고 있다면 참고하시길.

▲ 이란 북부의 디진 지방의 한 게스트하우스 내부. 페르시안 카펫의 다양한 쓰임새를 볼 수 있다.

 

*카펫 문화 한 눈에 ‘카펫박물관’

굳이 구입은 하지 않더라도 그 아름다움을 느껴보고 싶다면 테헤란 시내에 위치한 카펫박물관에 가보길 권한다.

이란의 마지막 왕비인 ‘파라’가 건물 외관부터 카펫을 짜는 베틀 형상으로 디자인한 이곳에는 페르시안 카펫의 전성기였다는 17-19세기 작품들이 주로 많이 전시되어 있고, 이란의 각 지역을 대표하는 카펫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지역 특색에 따라 다른 무늬와 색감도 비교 볼 수 있다.

▲ 테헤란 시내에 위치한 카펫박물관 외관. 카펫 짜는 베틀을 형상화했다.

왜 어떤 미술 작품은 사실 작가의 명성을 빼고 보면 이게 왜 그 정도의 가격인지
갸우뚱할 때가 있지 않나. 그런데 페르시안 카펫은 그런 게 없다. 나 같은 문외한이 봐도 한눈에 이건 최고급이구나! 감탄사가 나온다. 색색의 실들이 그려낸 한 폭의 그림. 마치 잘 그린 유화 같다.

박물관 구경을 마친 후에 건물 밖으로 나오면 잘 가꿔진 정원과 마주하게 되는데 천천히 산책하며 좀 전의 감흥을 곱씹어도 좋다. "아 그런데!" 감흥을 곱씹으며 카펫 구입에 대한 강한 확신을 갖게 될지도.

▲ 카펫 전시관 내부. 이란의 건국신화 등 이야기를 담아낸 카펫이 흥미롭다.
▲ 페르시안 카펫은 과일이나 식물로 염색한 실을 한 올 한 올 엮어 완성된다. 카펫박물관에 전시된 천연염색 실.
▲ 카펫을 짜는 베틀과 작업에 필요한 도구들

 

이경아 통신원은

방송작가로 일하다가 남편의 직장을 따라 지난 2016년 여름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정착했다. 해외여행에 필수라는 현지어 문장들- “얼마입니까?”, “너무 비싸요”등의 간단한 문장조차 알지 못한 채. 적응해야 했던 이란 정착기. 이란을 처음 찾는 이들에게 조금의 두려움이나 편견 없이 이란을 만날 수 있도록, 이번 호에서는 이란의 음식·카펫 문화 등 생생한 이란 체류기를 담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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