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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 철암역'...탄광 도시 철암의 ‘그때 그 모습’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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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 철암역'...탄광 도시 철암의 ‘그때 그 모습’을 만나다
  • 이태형 기자
  • 승인 2016.12.20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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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역 그곳엔 찰나의 역사가 녹아 있다 ③
▲ 옛 모습 그대로의 철암 ⓒ최갑수 여행작가

[투어코리아] 강원도 태백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석탄이다. 한때 전국 석탄 생산량의 30%에 달하는 640만 t을 생산했다. 정부가 1989년 석탄 산업 합리화 정책을 펴기 전까지 태백에는 50여 개 광산이 있었다.

태백에서도 철암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탄광 마을로, 한때 인구가 5만 명에 달했다. 당시 철암의 모습을 짐작해 볼 수 있는 곳이 철암역. 석탄으로 번성하던 시절을 웅변하듯 4층 건물이 우뚝 섰다.

철암역은 1940년 묵호-철암 구간 철도가 개통하면서 영업을 개시했다. 현재 역사는 1985년에 지은 것이다. 장성탄전에서 생산된 무연탄 수송이 주 업무였지만, 석탄 산업 합리화 정책으로 탄광 산업이 쇠퇴하면서 지금은 무연탄과 경석을 주로 수
송한다.

▲ 철암 선탄장과 마을 전경ⓒ최갑수 여행작가

철암역은 역사보다 그 옆에 자리한 선탄장이 유명하다. 철암역 두선탄장은 70년이 넘는 역사가 녹아든 우리나라 석탄 산업의 상징이다. 국내 최초 무연탄 선탄 시설이자 우리나라 근대산업사의 상징적인 시설로 평가받아, 등록문화재 21호로 지정됐다.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안성기와 박중훈이 주먹다짐을 벌인 장면을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선탄장 건너편에 자리한 마을 풍경도 독특하다. 1970년대나 1980년대 어디쯤에서 멈춘 듯, 2~3층 건물이 당시 모습 그대로다. 호남슈퍼, 한양다방, 젊음의 양지, 진주성, 봉화식당, 산울림, 페리카나 등 선술집과 식당, 치킨집 간판이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지금은 철암탄광역사촌으로 재단장해 박물관이며 전시장으로 사용된다.

▲ 철암탄광역사촌 전시실ⓒ최갑수 여행작가

남쪽 신설교에서는 철암천 변을 따라 선 ‘까치발 건물’ 11동을 볼 수 있다. 까치발 건물은 주민에 비해 부족한 주거 공간을 확보하려고 하천 바닥에 목재나 철재로 지지대를 만들어 넓힌 집으로, 탄광촌의 상징물과 같다. 물속에 기둥을 박아 세운 수상 가옥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철암역 건너편 미로마을도 가보자. 거미줄처럼 연결된 1km 골목에 광산 근로자들의 생활상을 담은 벽화가 있다.

태백산도립공원 입구에 위치한 태백석탄박물관에서는 국내 석탄 산업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광물, 화석, 기계 장비, 광부들의 생활용품 등 석탄 관련 유물과 모형을 전시한다.

▲ (시계방향으로)연탄불에 구워 먹는 태백 한우, 철암 거리 나무전봇대에 설치된 조형물, 철암천변을 따라 늘어선 까치발 건물, 석탄박물관에 전시된 광부들의 점심 식사 장면 ⓒ최갑수 여행작가

특히 박물관 지하의 8전시실에는 채탄 과정, 지하 작업장 사무실에서 작업을 지시하는 모습, 여러 가지 갱도 유형 등을 전시해 광산의 위험성과 광산 노동자들의 힘겨운 생활을 느낄 수 있다.

태백은 아이들과 함께 돌아볼 만한 곳이 많다.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고생대층에 건립된 고생대 전문 박물관으로 고생대 삼엽충, 두족류와 공룡 화석, 자체 제작한 영상물, 입체 디오라마 등을 전시한다. 지하 1층에는 화석 발굴 현장, 화석 탁본, 30억년 지층 파노라마 등 다양한 체험전시실도 운영한다.

용연동굴은 국내 동굴 중 가장 높은 해발 920m 지점에 있다. 총 길이 843m로, 1억 5000만~3억 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동굴 내부에는 다양한 석순과 종유석, 석주 등이 즐비하다. 모양에 따라 드라큘라 성, 조스의 두상, 등용문 등 재미있는 이름을 붙여놓았다.

▲ 매봉산 바람의 언덕 풍력발전기ⓒ최갑수 여행작가

태백의 웬만한 고원지대는 1,000m가 훌쩍 넘는다. 고원 도시 태백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 매봉산(1,303m) ‘바람의 언덕’이다. 고산준령을 배경으로 고랭지 배추밭이 끝없이 펼쳐지는데, 아쉽게도 지금은 배추를 볼 수 없다. 대신 산꼭대기에 늘어선 풍력발전기가 이국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바람의 언덕에서 내려오는 길, 매봉산 아래 있는 ‘삼대강 꼭짓점’에 들러보자. 한강과 낙동강, 동해로 흘러가는 오십천의 경계가 되는 곳이다. 여기에 떨어진 빗물이 서쪽으로 흘러가면 한강이 되고, 남쪽으로 가면 낙동강, 동쪽으로 흐르면 오십천이 된다.

태백은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와 낙동강의 발원지 황지연못이 있는 땅이다. 4대강 가운데 두 강이 한 고장에서 발원한다는 사실이 놀랍다. 시내 한복판에 자리한 황지연못은 낙동강 1,300리(약 525km)의 시작점이다. 《동국여지승람》 《척주지》 《대동지지》 등에 낙동강의 근원지라는 기록이 있다. 지금도 둘레 100m 소(沼)에서 하루 5,000t의 물이 쏟아져 나오고, 연못 주변은 공원으로 조성되었다.

▲ 미로마을 벽화 ⓒ최갑수 여행작가

검룡소는 한강의 발원지다. 울창한 숲 속, 푸른 이끼 가득한 바위 웅덩이에서 하루
2,000~3,000t의 물이 샘솟는다. 오랜 세월 물줄기가 흘러 2m 정도 되는 암반이 구불구불하게 파였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세트장에도 들러보자. 드라마에서 모우루중대와 해성병원 의료봉사단이 머물던 우르크 태백부대를 메디큐브와 막사 등으로 조성해 복원했다. 태백부대 옆에는 지진으로 무너진 우르크발전소가 있는데, 송중기가 송혜교의 신발 끈을 묶어준 곳이다.

태백은 여느 산악 도시에 견줘 유난히 맛 집이 많다. ‘맛 고을’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다. 고깃집이 자주 눈에 띈다. 황지자유시장 골목을 비롯해 태백시에 한우 식당이 40여 개 있는데, 이름에 대부분 ‘실비’가 들어간다.

▲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최갑수 여행작가

○ 주변 볼거리 : 추전역, 태백고원자연휴양림 등
○ 찾아가기 : 강원도 태백시 동태백로
○ 문의 : 태백시청 관광문화과 033-550-2081

<사진 및 자료 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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