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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신현식 관광학 박사 "지역축제 커뮤니티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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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신현식 관광학 박사 "지역축제 커뮤니티 디자인"
  • 감성감자 신현식(관광학 박사)
  • 승인 2016.10.0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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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코리아] 축제는 생명체다. 태어나 성장하고 쇠퇴하고 죽는다. 20년 전 우리는
축제를 탄생시키는데 급급했다. 그리고 축제의 양적 성장에 따른 질적문제가 제기되고, 내용적 측면에서 콘텐츠와 운영적 측면에서 서비스가 강조되며 축제는 성장했다. 하지만 지금은 성장을 지속하는데 한계를 맞이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축제를 바라보며 무엇을 고민해야 할까? 축제를 만들겠다는 기계적 사고는 그만했으면 한다. 축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더 이상 예산과 행정력으로 축제를 끌고 가고자하는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 감성감자 신현식 관광학 박사

축제는 경영의 대상이 아닌 생명체로 인식되어져야 한다. 축제 스스로가 움직이고 작용할 수 있는 근육을 키워줘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축제의 역사성과 사람에 집중해야 할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즉, 축제에 있어 사람을 보는 노력이 필요하고, 시간의 축과 함께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설계가 바로 지역축제 커뮤니티 디자인인 것이다. 요컨대, 앞으로 우리나라는 축제 기획이 아닌 축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설계적 관점이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축제에 있어 주민의 참여와 소통 그리고 지역에 축제의 일상화와 일상의 축제화를 이끌어내는 축제가 바로 지속가능한 축제로 100년 또는 200년의 역사를 지속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 지역축제는 주민들의 열광을 이끌어내는 축제 설계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터너(Victor W. Turner)는 사회적 참여방식으로 역치성(易置性, liminality)을 이야기 했다. 사회의 코뮤니타스(communitas)적 상황과 공간으로 주민들이 축제를 통해 자유, 평등, 동료애, 동질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 영덕대게축제 나이트 쇼

프랑스 대혁명과 함께 생겨난 정부 중심의 관주도 축제들이 1799년 공식적으로 폐지되고 죽음을 맞이했던 것처럼 축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축제의 본질에 대한 현대적 해석과 관광객이 아닌 지역주민으로 축제에 대한 가치 이동이 필요한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가 고민해야 할 축제 설계에 대한 관점은 무엇일까?

첫째, 축제에 지역주민의 참여와 소통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한명의 기획자 또는 행정에서 만들어 낸 마스터플랜으로 주민들에게 “따라오세요.”, “이렇게 하시면 됩니다.” 라며, 축제를 끌고 가는 것이 아닌, 축제에 주민의 생각이 논의되고 반영돼 주민 스스로가 참여하고 열정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축제는 경제적 효과가 아닌 사회적 통합의 기능과 역할이 본질인 것이다. 그러므로 주민이 함께 기획하는 과정적 축제 기획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며 축제 기획자나 전문가는 소통과 참여를 이끌어내는 디자이너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둘째, 축제에 주민의 삶을 설계해야 한다. 좋은 축제는 주민의 삶과 생활이 쌓여져 하나의 풍경이 되는 것이다. 관광이라는 행위는 그 지역의 축제 속 문화적 풍경을 직접 보고, 경험하고 싶은 욕구에서 시나브로 발생되는 것이다. 주민의 삶이 곧 그 지역의 스타일이기 때문에 이 스타일이 바로 축제의 차별성, 고유성, 독창성을 이끌어 내는 자원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성공한 축제들의 콘텐츠에서 지역과 주민 삶에 대한 맥락을 파악하지 못하고 표면적 행위를 제안하고 적용하고 실패하고 있다. 주민을 능동적으로 만들고, 관광객과의 접점에서 지역에 대한 자부심과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서 우리는 주민의 삶을 축제 콘텐츠에 반영해야 하는 것이다.

▲ 영덕대게축제

셋째, 축제에 주민 삶의 공간을 설계해야 한다. 최근 축제 공간이 강에서 도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인구 구조 및 사회적 환경의 변화 속에 축제하기 편한 강이나, 전용축제장을 구축하는 것보다는 주민 삶의 공간을 리모델링하고 활성화시키는 기능으로 축제 공간에 대한 작용과 재해석이 의미를 갖는 것이다.

즉, 축제의 일상화와 일상의 축제화로 공간은 문화적 장소성을 창출해 주민 삶의 여건을 더욱 풍요롭게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적 장소성이 명소화를 이끌어 관광을 발생시키고 지역 공간의 연계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정형화된 무대를 중심으로 축제 참가자를 가두거나 이벤트적 연출력으로 공간의 가치를 풀어내지 못한다면 장소 기반의 축제는 공간에 대한 의미성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넷째, 축제에 지역의 미래에 대한 시간을 설계해야 한다. 즉, 축제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근원적 물음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축제의 비전이며 나아갈 방향성이다. 한 번에 이루고자 하는 생각이나 성과를 빨리 내고자 하는 조급증보다는 좋은 축제나 콘텐츠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민이 문화적 주체가 되고, 주민의 집단 무의식에 지역의 정신이 반영될 수 있고, 주민 삶의 공간이 가치를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응집된 표출로서 축제에 대한 고민은 미래적 시간을 통해 서서히 드러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축제의 비전이며, 축제 설계에 있어 시간에 대한 소중한 의미인 것이다.

현장형 학자로서 필자는 20년을 넘긴 문화관광축제 정책이 앞으로는 50년을 내다본 축제에 대한 설계를 의미 있게 바라봐야 한다는 생각이다.

세계적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그 중심에 사람이 있다. 즉, 지역주민을 중심으로 지역사회와 관광객을 이어주는 사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제 우리는 축제 기획에 디자인적 사고를 가져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지역주민, 행정, 전문가가 트라이앵글 구조 속에 축제 설계에 대한 고민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아울러 축제 전문가는 인간이 시대적 가치를 담고 품은 문화적 생명체로 축제를 바라보며, 커뮤니티 디자인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우리나라 지역축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현장에서 학문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역할했으면 한다.

 

<감성감자 신현식 관광학 박사, 평창윈터페스티벌/영덕대게축제 총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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