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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리아의 상징 '살아 숨 쉬는 활화산 에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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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리아의 상징 '살아 숨 쉬는 활화산 에트나'
  • 글·사진 지태현 기자
  • 승인 2016.08.19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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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타고 메시나 해협 건너 ‘시칠리아’에 가다!②...에트나
▲ 에트나 화산

[투어코리아] 시칠리아 여행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시칠리아의 상징이자 유럽 최대의 활화산 ‘에트나 산(Mt. Etna)’이다.

해발 3,329m, 둘레만 200km에 이르는 거대한 산인 ‘에트나’는 시칠리아에게 삶 그 자체이자, 역사이고 문화이다. 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도 등재됐다.

현존하는 기록상 기원전 264년~기원전 241년에 화산이 폭발한 이래 200여 차례 폭발했던 에트나 산은 두려움의 존재이자 경외의 존재였고 그 자체로 신화가 됐다. 그리스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불의 신, 화산의 신, 대장장이의 신’인 ‘불카누스(vulcanus)’의 무대가 ‘에트나’인 것.

* 신화의 무대 ‘에트나’로

신화의 무대 ‘에트나’로 향했다. 카타니아 버스 터미널을 출발해 약 1시간 30분만에 에트나 화산 정류소에 도착했다. 에트나 화산은 워낙에 거대한 면적을 가진 탓에 버스로 가는 내내 그 모습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이미 도착한 단체 관광객들이 줄지어 매표소에 오르길래 나도 그들을 따라 매표소로 가서 케이블카 왕복 티켓을 구입했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케이블카로 일정 고도에까지 올라간 후에 이어서 지프차로 더 오르던지 아니면 직접 트레킹으로 정상에 오른다는 것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간 정류소는 휴게소를 겸하고 있어 산행에 필요한 장비와 기념품, 간단한 식사류도 팔고 있었다.

▲ 에트나화산을 오르는 지프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밖의 날씨는 비는 오지 않았으나 검은 구름이 빠르게 지나가는 중에 언뜻 언뜻 정상이 보이는 그런 날씨였다. 일부관광객들은 줄을 서서 지프차를 기다리고 있었고 일부는 직접 트레킹을 하는 모습이 보인다.

* 쉽사리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에트나’

나는 트레킹하는 쪽을 택했다. 날씨가 산뜻 하지는 않지만 트레킹을 하기에 불편함은 없었다. 이미 지프차가 지나간 흔적을 따라 올라 가면 되기 때문이었다.

약 한시간쯤 올라가자 기상이 더욱 악화되어 점차 전방의 시야가 흐려진다. 지나가던 지프차들도 이미 라이트를 켜고 운행을 하기 시작했다. 더이상 오른다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하고 하산하기로 했다. 에트나 화산이 정상의 모습을 허락하지 않는 한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 안개 속에서도 에트나화산을 운행하는 지프차

최근에는 2014년도에 분출했다는 기록이 있고 과거에도 수차례에 걸쳐 분출했던 살아 숨 쉬는 화산 에트나는 멀리서는 정상의 모습을 보여 주었지만 정작 직접 찾아 정상을 오르는 것은 쉽사리 허락하지 않았다.

다시 휴게소까지 되돌아와서 에트나 주변 와이너리에서 생산했다는 레드와인을 한잔 마시며 에트나를 맛으로 느껴보았다. 밖에는 에트나 정상이 구름에 싸여 보였다 보이지 않는 숨바꼭질을 계속하고 있었다.

▲ 에트나 화산을 트레킹 하는 사람들

화산 중간에 있는 케이블카 정류소에서 아래 매표소 까지는 약 5km 거리인데 이 구간을 직접 걸어서 내려가기로 했다. 온통 새까만 화산재로 뒤덮여 있었으나 듬성듬성한 움큼씩 자라는 풀들이 거친 환경을 버텨내고 있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했다.

운이 좋으면 화산여우 등 야생 동물들도 볼 수 있다는데 그런 행운까지는 없었으나 한참을 내려가다가 외롭게 라이딩을 하며 산을 오르는 젊은이를 만날 수 있었다. 황량한 화산에 동료도 없이 홀로 라이딩하는 이유는 그 젊은이만이 알 수 있겠으나 그 의지에 박수를 보내 주었다.

▲ 에트나 화산에서 라이딩하는 젊은이

 

* 비옥한 화산토 ‘맛 좋은 고급 와인’ 생산

시간이 저물어 가면서 정류소 근처에 있는 기념품을 파는 상점들도 하나씩 문을 닫을 쯤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버스를 타고 내려오는 내내 비가 내렸다. 고도계를 보며 내려오는데 최소한 비구름의 두께가 1,500미터 정도는 되는 듯 했다.

아마도 다양한 성분을 포함한 화산재와 충분한 수량과 뜨거운 태양의 조화가 최고 수준의 고급와인이 생산되는 이유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옥한 화산토에서 단맛이 강한 질 좋은 포도가 자라나고, 이 포도로 최고급 와인이 생산되니 말이다. 시칠리아 여행을 한다면 이곳의 와인을 맛보러 근처 와이너리 투어를 함께 겸해보거나 이 곳에서 나는 와인을 한번 쯤 맛봐보자.

카타니아 시내에 도착한 후에는 다시 코끼리 분수가 있는 두오모 광장으로 가서 이미 보아 두었던 식당으로 향했다. 저녁 식사는 다양한 성분의 화산재를 먹고 자란 포도로 만든 시칠리아산 화이트 와인과 근처 어시장에서 공급된 듯한 싱싱한 문어로 만든 시칠리아식 문어 샐러드를 맛봤다.

이전에는 전혀 경험해보지 못했던 그 맛은 에트나 화산과 함께 오래 기억 될 카타니아식 저녁식사로, 여행의 충족감을 높여줬다.

▲ 에트나 화산에 자생하는 야생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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