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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타고 메시나 해협 건너 ‘시칠리아’에 가다!①...카타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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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타고 메시나 해협 건너 ‘시칠리아’에 가다!①...카타니아
  • 글·사진 지태현 기자
  • 승인 2016.08.18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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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와 활화산, 고대 그리스 유적에 소박한 인심까지...‘이탈리아 축소판’
▲ 카타니아 해변 일출

[투어코리아] 한번쯤 꼭 가보고 싶은 곳을 꼽으라면 ‘이탈리아 시칠리아(Sicilia)’를 빼놓을 수 없다. 이탈리아 남서부에 있는 지중해 최대의 섬, 제주도 면적의 14배에 달하는 시칠리아는 여행가들의 로망이다. 실제 시칠리아는 ‘사람들이 동경하는 지중해의 섬 여행지’ 1위에 오르기도 했단다.

시칠리아는 부츠 모양의 칼라브리아주(Calabria) 앞 쪽에 있는 삼각형의 섬이다. 그래서 시칠리아는 이탈리아 지도에서 ‘장화 앞 축구공’으로 불리기도 한다.

시칠리아는 이탈리아의 모든 것이 집약적으로 만날 수 있는 ‘이탈리아 축소판’이다. 괴테가 ‘이탈리아 여행기’에서 ‘시칠리아를 보지 않고는 이탈리아를 보았다고 할 수 없다’고 했던 곳답게 시칠리아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코발트빛 지중해와 섬의 상징인 활화산 ‘에트나 산’, 그리고 가는 곳곳 만날 수 있는 고대 그리스 유적과 고풍스런 건축물들, 그리고 이탈리아 특유의 투박함과 소박한 인심까지.

시칠리아 매력 만나러 기차 타고 메시나 해협 건너 시칠리아로 떠났다.

▲ 두오모 광장(Piazza del Duomo)

화산의 도시 카타니아(Catania)

이탈리아 본토에서 시칠리아로 들어가는 방법은 세 가지다. 가장 고전적인 방법은 과거 200여년 전 괴테가 그러했던 것처럼 배를 타고 들어가는 것이다. 물론 당시에는 범선으로 배에서 멀미를 하며 약 3~4일 걸리는 여행이었으나 지금은 멋진 카페리를 타고 단시간에 들어갈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은 이탈리아 본토의 여러 도시에서 또는 유럽의 여러 도시에서 항공편을 이용하여 직항으로 편리하고 빠르게 시칠리아로 들어갈 수도 있다.

그러나 가장 이탈리아적인 방법은 역시 열차를 타고 시칠리아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탈리아 반도의 땅 끝 마을인 산조바니(Villa San Giovanni)역에 열차가 닿으면 객차가 통째로 카페리에 실려 약 40여 분간 메시나 해협을 건넌다. 이후 시칠리아 섬의 북쪽 끝에 있는 메시나(Mesina)역에서 객차가 철로에 내려진 후 시칠리아 각 지역으로 운행된다.

나는 열차를 타고 메시나 해협을 건너 시칠리아로 들어가는 방법을 택했다. 여행이란 익숙하고 편한 방법의 교통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다소 불편하더라도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했던 방법을 접해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카타니아 관광차

시칠리아 주도인 ‘팔레르모’와 함께 시칠리아에서 가장 큰 도시인 카타니아는 ‘화산 폭발’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생명력 넘치는 ‘의지의 도시’다. 화산 폭발의 흔적이 도시 곳곳에 남아 있어 때론 음울한 느낌마저 들지만 재래시장에선 팔딱팔딱 숨 쉬는 생명력을 고스란히 마주할 수 있다.

열차로 메시나 해협을 건너 카타니아 역에 도착한 시간은 저녁 9시가 훨씬 넘어서였다. 역사 앞에는 등불을 켠 작은 이동식 상점들이 보였고 많은 택시들이 승객을 기다리며 호객 행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역사 근처를 조금 벗어나니 대부분 어둡고 적막에 쌓였다. 예약한 숙소가 시내 중심부 근처였으나 숙소 주변 역시 인적은 별로 없었다.

▲ 카타니아의 항구 옆에 있는 우르시노 성

* 폐허 위에 다시 지어진 ‘의지의 도시’ 카타니아

다음날 이른 산책과 식사를 할 겸해서 구시가지의 중심부인 두오모 성당이 있는 두오모 광장(Piazza del Duomo)으로 갔다. 가는 도중 길가에 있는 건물들이 대부분 검고 칙칙해 착 가라 앉은 듯 무거워 보인다. 막상 마주한 시칠리아는 여행을 계획 할 때 밝고 발랄하며 뜨거운 태양을 떠올렸던 것과는 정 반대 분위기다.

나중에 알아낸 사실이지만 카타니아의 여러 건물들이 우중충하고 검게 보이는 이유는 ‘에트나 화산’ 때문이었다. 그동안 여러 차례 화산 분출로 아픔을 겪었던 역사를 안고 있는 도시 ‘카타니아’는 화산 분출로 인한 자국이 아직도 도시 곳곳에 검게 배어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던 것.

특히 17세기의 화산폭발과 잇따른 지진은 이 도시에 치명타를 입혔다. 그 당시 에트나 폭발로 용암이 도시를 덮치면서 2만여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러한 화산 폭발의 아픔을 딛고 꿋꿋이 도시의 기능을 복구하며 오늘에 이른 ‘의지의 역사’가
검은 그을음에 그대로 묻어난다.

참혹했던 폐허 위에 아름다운 건축물을 지어 올리고 다시 삶을 이어간 카타니아 사람들의 강한 생명력과 의지가 절로 느껴진다.

▲ 두오모 광장(Piazza del Duomo)

 

* 카타니아 여행 중심지 ‘두오모 광장’

잠시 후 도착한 두오모 광장 중앙에는 1736년에 세워졌다는 카타니아의 상징인 ‘코끼리분수’가 있었다. 검은색 코끼리가 이집트 아스완에서 가져온 오벨리스크를 등에 업고 있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광장은 여느 유럽의 도시들처럼 사람들의 휴식처이자 만남의 장이다. 이 곳 광장 분수 주변에도 나이든 노인들이 앉아 있고 주변에는 여행객인 듯한 젊은이들도 서성대고 있었다.

특히나 광장 주변에는 카타니아 주요 명소들이 대부분 몰려 있어 여행자들의 필수 방문지이기도 하다. 11세기 노르만 시대 양식을 간직한 ‘성 아가타 대성당’, 13세기경 신성로마 제국의 황제 프리드리히 2세에 의해 지어져 지금은 시립박물관으로 사용되는 ‘우르시노 성’, 고대 로마의 원형경기장 등 볼거리가 즐비하다.

사람들이 몰려드는 광장 주변에는 카페, 레스토랑도 많다. 근처의 식당들은 분주히 영업 준비 중이었는데 그중 한 곳에서 간단하게 카푸치노와 아란치니(Arancini)로 식사를 하고는 근처에 있는 어시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어느 나라든 어시장의 공통점은 분주하고 시끌벅적하며 생기가 흘러넘치듯 이곳의 어시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물론 생선만을 파는 것은 아니고 야채와 과일 그리고 치즈와 가공 육류까지 다양한 시칠리아식 식재료는 모두 파는 듯 했다. 온통 가격을 흥정하는 상인들의 목소리에 마치 우리나라의 시골 장날에 와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 카타니아의 어시장

* 카타니아 최고 번화가 ‘에트네아 거리’

방향을 틀어 카타니아의 중앙통 이라할 수 있는 ‘에트네아거리’로 가보았다. 두오모 광장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면 나오는 ‘에트네아 거리’는 카타니아 최고의 번화가로, 인터내셔널 브랜드 간판의 각종 상점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 카타니아의 중심가인 에트네아 거리에 있는 성당

이 곳에서는 시칠리아 최초 대학 건물, 스테시코로 광장(Piazza Stesicoro) 지하에 있는 2~3세기에 지어진 로마원형 야외극장, 천재 작곡가 ‘벨리니 동상’ 등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대지진 이후 지어진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들이 거리 양쪽으로 들어서 있어 마치 중세시대로의 시간 여행을 선사한다. 멀리 하얀 털모자를 쓴 듯한 ‘에트나 화산’이 배경처럼 거리 끝에 버티고 있어 그 자체로 멋스러워 시선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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