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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형 칼럼] 우리술,전통주 소비층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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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형 칼럼] 우리술,전통주 소비층은 누구인가?
  • 경기도농업기술원 연구협력팀 이대형 주무관
  • 승인 2016.03.30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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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농업기술원 연구협력팀 이대형 주무관

[투어코리아] ‘전통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일까. “오래 됐다” 또는 “고리타분하다”는 생각이 가장 많이 떠오를 듯하다. 그 때문인지 몰라도 전통주를 마시는 연령대를 유심히 살펴보면 40대 이상이 많다.(한국농촌경제연구원 소비자조사, 2011)

전통주 소비층을 확대하기 위해 많은 전통주업체가 오늘도 변함없이 노력한다.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한 기호(嗜好)를 찾거나 병 디자인을 변경하는 등 브랜드 자체를 젊은 층에 맞추고 있다.

최근 우리 술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많아졌음을 여러 곳에서 느낀다. 예전엔 전통주를 마시지 않았던 젊은이들이 이를 찾는 경우가 많아졌고, 전통주와 관련된 일을 하는 젊은이가 많아진 것이 좋은 예다. 그러나 아직 전통주는 국내 주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이는 전통주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다면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면 왜 우리 젊은 층은 전통주를 좋아하지 않을까.

앞서 말한 대로 전통주가 갖고 있는 이미지도 한 몫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다른 원인을 얘기해보고 싶다.

우선, 지금의 20대를 대표하는 젊은 층, 즉 신세대들은 어떤 것을 먹고 살아왔는지 살펴보자. 올해가 2016년이니 술 마실 수 있는 연령은 대략 1991년 출생자부터일 테다. 이때 태어난 사람들의 먹거리를 알아보면 되는데, 그 당시는 지금의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거의 다 들어와 있는 시기였다. 먹거리가 아주 풍족한 환경인데다,

모든 음식에서 외식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 즈음부터 김치나 된장은 멀리하고 치킨과 피자가 일상화 됐으며, 마실 것은 탄산음료가 주축을 이뤘다. 그러니까 40대 이상의 기성세대와는 전혀 다른 입맛으로 청소년기를 보냈다는 얘기다.

우리 전통주 역시 시대의 흐름에 맞춰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알코올도수를 조정하고 맛에도 조금씩 변화를 줬다. 하지만 지금의 젊은 층과 40대 미만의 사람들은 기존의 전통주 맛에 익숙하지 않다. 이제는 그런 소비층을 위해 새로운 개념의 전통주를 만들어야 한다.

최근 국내에서 인기몰이 중인 맥주를 보면 끊임없이 변화하고 새로운 맛을 시도한다. 일례로 초콜릿 맛 맥주나 피자 맛 맥주가 나온다. 그렇듯 다양한 맥주를 통해 시장을 넓히고 있다. 하지만 전통주에 다른 재료를 조금만 넣어도 대번 “이게 무슨 전통주냐!”는 소리를 듣는다. 새로운 세대의 입맛은 지속적으로 변하며, 기존의 맛에 익숙지 않다.

우리 술은 변화의 속도를 잘 따라가지 못하는 듯하다. 물론, 기존의 전통주들은 계속 만들어져야 한다. 그러나 새로운 시도 역시 지속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우리도 유자 맛 증류주, 초콜릿 맛 약주 같은 시도들이 있어야 하고, 그것을 다른 주종(酒種)이 아닌 전통주 카테고리 안에 넣을 수 있는 확장된 개념의 우리술이 필요하다.

20년 후에는 지금 태어난 아기들이 젊은 층을 형성한다. 이들의 입맛과 기호는 현재의 젊은이들과 또 달라질 것이다. 이런 흐름을 빨리 읽고 다가올 시대에 발 빠르게 대처해야 우리 전통주도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전통이라는 건 과거의 것을 잘 지키고 보전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현재의 것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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