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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한 건축물과 이야기, 달빛 아래 숨을 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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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한 건축물과 이야기, 달빛 아래 숨을 고르다
  • 문지연 기자
  • 승인 2014.07.10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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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쉼이 있는 슬로베니아 류블랴나①

[투어코리아=문지연 기자] 유럽 여행지로 슬로베니아를 떠올리는 이들은 많지 않다. 대륙의 어디쯤에 위치해 있는지 정확하게 짚는 사람도 드물다. 그러나 막상 슬로베니아에 한번쯤 발을 디뎌본 사람이라면 차분하고 고요한 매력에 쉽게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특히 유럽의 북적북적한 도시 여행에 지친 이들이라면 마음속에 차분히 쉼표 하나 새길 수 있는 낭만적인 슬로베니아가 제격이다. 슬로베니아의 관광지 중에서도 작지만 큰 휴식이 있고 짧지만 긴 여운이 남는 수도 류블랴나를 소개한다.

▲류블랴나 성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내 풍경

슬로베니아는 발칸반도 북서쪽에 위치한 나라로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 헝가리, 이탈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공화국 가운데 하나였으며 경제규모 면에서 다른 연방 국가보다 앞서 있었다. 1991년에 유고슬라비아로부터 독립한 뒤 여전히 유럽의 살기 좋은 나라로 꼽히며 아늑한 휴식을 찾는 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면적은 한국의 5분의 1정도며 인구는 약 200만 명이다.

시인 프레셰렌의 애절한 사랑얘기

슬로베니아 여행은 수도 류블랴나로부터 시작되며 류블랴나 관광은 프레셰렌 광장으로부터 출발한다. 광장에 들어서기 전에 얻은 짧은 정보 중에 하나는 아련한 사랑 이야기였다. 신분의 벽을 끝끝내 뛰어넘지 못한 가슴 아픈 러브 스토리.

부잣집 여인 유리아를 사랑했던 남자, 프란체 프레셰렌은 어쩔 수 없는 신분 때문에 결국에는 그녀와 헤어진다. 하는 수 없이 접어야 했던 애달픈 사랑을, 그는 대신 붓 끝에 털어 놓았다. 이루지 못한 사랑과 유리아에 대한 그리움을 수많은 시에 녹이고 또 녹였던 것이다.

▲민족 시인이며 정신적 지주인 프란체 프레셰렌 동상.

 

슬로베니아의 민족 시인이며 독립운동가로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던 프레셰렌은 류블랴나의 중심인 프레셰렌 광장을 지키고 서 있다. 그의 동상은 오고 가는 수많은 사람들과 마주하고 있지만 정작 그의 눈은 한 곳만을 응시한다. 시선이 향하는 곳을 따라가다 보면 건너편 노란 건물 벽면에 걸린 그가 그토록 사랑하던 유리아의 조각상을 볼 수 있다.

애절하고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를 전해들은 뒤에 그와 그녀의 얼굴을 번갈아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마음 한 편이 뭉클하다.

7월. 가마솥더위가 발칸반도를 뒤덮기 시작할 때쯤, 프레셰렌의 사랑이야기를 감싸 안은 광장은 뜨거운 축제의 열기로 가득하다. 국제 재즈 페스티벌과 서머 페스티벌 등 류블랴나의 굵직굵직한 축제들이 광장의 불을 밝히며 밤낮없이 관객을 맞이한다.

달빛에 녹아내린 다양한 악기들의 하모니와 신명나는 공명에 화답하는 관객의 박수소리,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는 이들의 즐거움은 조용하던 류블랴나의 여름밤을 더욱 뜨겁게 달군다.

광장 주변에 들어서면 바로크와 아르누보 양식을 버무린 건물들이 눈에 띈다. 대부분 슬로베니아의 ‘가우디’로 알려진 요제 플레츠닉이 지은 건물들이다. 체코 프라하성도 그의 손을 탄 것으로 유명하다.

▲류블랴나 관광의 시작점인 프레셰렌 광장. 시민이 애용하는 만남의 장소이며 다양한 축제가 열려 관광객이 들끓는 명소다.

 

류블랴니차 강을 따라 거닐다보면 카페와 레스토랑, 박물관 등이 질서정연하게 들어서 고아한 멋을 뽐내는 장면과 마주하게 된다. 달빛이 비치기 시작할 때쯤에는 레스토랑과 카페에서 새나오는 불빛이 고혹적인 아름다움을 쏟아낸다. 그 장면들을 보고 있으면 빛의 아름다움에 빨려 들어 어디로든 발길을 옮기고 싶은 생각이 스친다.

같은 시각 발아래, 여기저기서 쏟아내는 빛을 하나 가득 품은 강물은 요동 없이 그저 고요하기만 하다.

 

바로크·아르누보 양식 고아한 건물들
광장에서 강을 따라 걷다보면 용의 석상이 눈에 띈다. 다리의 양 옆과 양쪽 끝에 총 4개의 용으로 장식된 ‘용의 다리’로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철근 콘크리트 다리다. 용은 류블랴나를 상징하는 동물이다.

다리를 건너면 플레츠닉 시장이 등장한다. 고기, 치즈, 과일 등 여러 가지 음식을 파는 시장이다.

류블랴니차 강을 빛내는 또 다른 다리는 구시가와 신시가를 연결하는 트로모스토브예 다리다. 세 개의 다리라는 뜻으로 처음에 한개의 목조 다리로 지어졌다가 후에 ‘트리플 브리지’인 트로모스토브예로 만들었다.

▲분홍색 옷을 입은 성 프란체스카 성당. 장서들이 많이 소장된 도서관이 유명하다.

 

쉬엄쉬엄 거닐다보면 먼발치에서도 눈에 확 띄는 색을 입은 건축물이 눈에 띈다. 분홍색 옷을 입은 성 프란체스카성당이다. 17세기에 지은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로 장서들을 많이 소장한 도서관이 특히 유명하다.

류블랴나를 대표하는 또 다른 성당은 성 니콜라스 성당이다. 수호성인 니콜라스를 기리기 위해 지은 것으로 13세기 로마네스크양식의 목조 건축물에서 18세기에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목제 파이프 오르간이 있는 성 니콜라스 성당

 

유럽 여행을 하며 쉽게 만나던 으리으리한 성당들과 비교하면 외관은 그저 소박하지만 내부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목제 파이프 오르간은 관람객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다시금 몇 걸음을 걷다보면 문 앞에 깃발이 나부끼는 건물과 마주하게 된다. 1484년 재판소로 지은 것을 1718년에 재건축해 현재 시청사로 쓰고 있는 건물이다. 그 앞에 자리한 빛바랜 오랜 시계탑과 ‘롭바 분수’도 눈에 띈다.

▲류블랴나 시청사. 1484년 재판소로 지은 것을 1718년에 재건축해 시청사로 쓰고 있다. 청사 앞의 '롭바 분수'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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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관광뉴스 투어코리아, Tour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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